어릴 때 부모님이 헤어지셨어. 한 세 살쯤 됐을 때였나. 나중에 들었는데 아빠가 도박을 너무 많이 해서 그랬대. 그때 아빠가 꽤 돈이 많았고, 가족들도 꽤 괜찮게 살았대.

들은 얘기로는, 아빠가 조금씩 다 잃었고 결국 그게 결혼 생활에 큰 부담이 돼서 엄마가 나랑 형, 누나 두 명을 데리고 나갔대.

나는 평생 아빠랑 휴일에 잠깐씩 만나는 정도였고, 어릴 때나 그랬지, 그래서 아빠를 잘 몰랐어. 내가 아는 건, 아빠를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할 때마다 항상 도박 얘기만 했다는 거야. 다음번에 큰돈을 딸 수 있는 기회, 여기저기 말 경주에 돈을 걸고, 내가 이기면 나랑 형제들한테 뭘 해줄지 상상하고, 등등 지겹도록.

휴일에 만날 때도 경마장에 데려갔어. 말이랑 그레이하운드. 매일 아침마다 라디오로 말 경주를 듣고, 전화기를 들고 TAB 계좌로 베팅할 준비를 했어. 매일, 빠짐없이.

시간이 흘러서, 우리가 점점 연락을 끊고, 나도 나이가 들면서 아빠한테 무관심해졌어. 아빠가 없어도 괜찮아졌거든. 나중에 아빠를 다시 봤을 때는 내가 30대 중반이었는데, 아빠가 나랑 내 파트너를 보러 차로 반대편에서 왔어.

아빠가 오자마자 한 시간도 안 돼서 뭘 하고 싶은지 물어봤어. 저녁 먹을래, 구경할래, 뭐 그런 거. 당연하게도 아빠는 근처에 있는 슬롯머신을 할 만한 곳이 어디냐고 물어봤어. 그래서 데려갔지. 아빠는 돈을 기계에 쏟아붓고, 나는 맥주를 사서 그냥 앉아서 아빠를 지켜봤어. 아빠가 나한테 50달러짜리 두 장을 주면서 같이 하라고 했어. 나는 도박 안 한다고 말하고 맥주를 또 사서 100달러를 주머니에 넣고 집에 갈 때 돌려주려고 했어.

그게 아빠가 하고 싶었던 전부였어.

다시 시간이 흘러서, 한 4년 전쯤, 아빠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서 형이랑 같이 살고 있었어. 형이 주말에 아내랑 나가서, 내가 며칠 동안 아빠를 돌봐주러 갔어. 저녁 먹으러 나가자고 했는데, 아빠는 배 안 고프다고 슬롯머신 하러 가자고 했어. 다리가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그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슬롯머신에 돈을 쏟아붓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슬펐어. 또, 나는 아빠 옆에 앉아서 돈이 사라지는 걸 지켜봤어. 또 빈손으로 돌아왔지. 집에 가는 길에 피자를 사 먹었어.

올해 9월로 다시 시간이 흘렀어. 아빠는 형이 지쳐서 빅토리아로 이사하면서 요양원에 있었어. 내가 아빠를 보러 가려고 계획했던 날 하루 전에 돌아가셨어.

그 전에 몇 달 동안, 우리가 몇 번 대화를 나눴는데, 아빠는 여전히 도박 얘기만 했어. 다음번에 큰돈을 딸 기회, 전에 돈을 땄던 기억, 그리고 이제 얼마 안 남았다는 걸 깨닫고 아무것도 의미 없다는 것,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고 도박 때문에 가족들한테서 멀어졌다는 것.

기억나는 한 번, 아빠가 치매와 건강 악화 속에서 잠깐 정신이 맑아졌을 때 후회를 표현했어. 하지만 그 후회는 도박 때문에 인생을 망쳤다는 게 아니었어. 큰돈을 따지 못했다는, 복권에 당첨되지 못해서 우리한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다는 것에 대한 후회였어.

나는 그냥 아빠가 필요했어. 내가 가장 필요했을 때 아빠는 없었고, 연락을 하고 있을 때도 내 인생에 없었어.

나도 후회하는 게 있어. 내가 더 적극적이었어야 했다는 걸 인정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관심해지는 게 편해졌고, 44살이 되니 어릴 때나 10대 때 필요했던 걸 원하지 않게 됐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작별 인사를 하는 건 훨씬 쉬워. 비록 내 인생이 끝날 때까지 그 후회를 안고 가겠지만. 아빠에 대한 기억은 다음번에 큰돈을 따는 것과 복권에 당첨돼서 부자가 되는 환상에 대한 평생의 추구보다 조금 더 많을 뿐이야.